무면허운전 렌터카사고도 보험금 지급하라
대전지법 민사11단독 오영상 판사
렌터카 회사가 무면허 운전자에게 차를 빌려줘 사고가 났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
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민사11단독 오영상 판사는 미성년 무면허 운전자가 몰던 렌터카에 치여 중상을 입은 이모
(64)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보험사는이씨에게 손해배상금과 치료비 등 2
억6천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오 판사는 판결문에서 "보험사는 렌터카 회사가 당시 중학생이던 무면허자에게 차를 빌려주는 '중대
한 과실'에 의해 사고가 난 만큼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렌터카 회사 직원이 차를 빌
리는 사람의 면허증 사진을 확인하는 등 절차를 거친 점으로 미뤄 보험지급 면책사유인 '중대한 과
실'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오 판사는 이어 "상법상 보험자의 면책사유인 '중대한 과실'이란 약간의 주의를기울이면 쉽게 위법
하거나 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데도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2004년 2월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에서 당시 중학생이던 박모(18)군이 길에서 주운 다른 사람
의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빌려 운전하던 렌터카에 치여 머리 등을 크게 다치자 렌터카 회사와 계약한
보험사를 상대로 3억1천700여만원을 청구하는소송을 냈다.
(대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