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로 시력 잃게 한 의사 2억 배상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
의료 과실로 시력을 잃을 처지에 놓인 환자에게 안과의사가 2억원을 물어주게 될 처지에 놓였다.
두 눈의 눈꺼풀에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던 양모(당시 15세)군은 2003년 10월 치료를 위해 홍모
(당시 60세)씨가 운영하는 안과를 찾았다.
피부염이 있었지만 두 눈의 시력은 각각 1.0과 0.8로 좋았고 안압(眼壓ㆍ눈 내부의 일정한 압력. 정
상적인 안압은 10~21mmHg)도 정상이었다.
양군은 피부염 치료를 위해 홍씨 병원에서 2005년 4월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안약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며칠 뒤 검사 결과 두 눈 모두 안압이 60이상 나왔고 이후 안압 하강제를 처방했으나 일시적
인 저하만 있을 뿐이었다.
불안해진 양군은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녹내장(綠內障ㆍ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손상을 받
아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시력이 상실되는 질환)으로 인해 시야를 거의 상실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양군과 그 가족들은 홍씨의 의료 과실로 시력을 잃었다며 소송을 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
는 18일 "피고는 원고들에게 2억여원을 배상하라"며 홍씨의 의료 과실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안과용 염증치료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시신경 손상과 시력 손상이 수반된 녹내장을 일으
킬 수 있으므로 처방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구체적 증상과 대처방안을 설명해야 하지만 피고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치료제를 10회 이상 투약하면서도 안압을 전혀 검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양군의 녹내장 발생 및 시력 상실이 홍씨의 의료상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않는 이상 이런 과실로 인해 양씨의 증세가 초래됐다고 추
정된다"며 홍씨의 책임을 70%로 산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