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누운 행인 사망에 운전자 과실 40%
서울고법 민사21부(이동명 부장판사)
도로에 누워 있는 사람을 치어 숨지게 했다면 운전자에게 40%의 과실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1부(이동명 부장판사)는 22일 도로에 누워 있다가 주행하던 차에 치여 숨진 정모씨의
유족이 차 운전자와 소유자,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
결한 원심은 옳다'며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앞 차와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전방을 주시하며 운전할 주의 의무가 있
는데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운전하다 도로에 누운 망인을 뒤늦게 발견해 차가 몸을 완전히 넘어가 사
망하게 했으므로 각각 운전자와 운행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피고 2명이 1억2천330여
만원을 배상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가해 차량 소유자가 가입한 보험사에 대해서도 '무보험자상해특약에 따른 소정의 보험금
을 지급하라'며 피고측 배상액의 일부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망인이 도로에 누워 있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으나 그처럼 누워 있게 된
상황에 대해 본인의 잘못이 개입돼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런 과실도 사고 발생에 원인으로 작용했
다'며 피고의 과실 책임을 40%만 인정했다.
형제 사이인 피고 2명은 2003년 2월1일 밤 강원 홍천읍 도로 1차로에서 차를 몰던 중 앞서 가던 승용
차가 2차로로 갑자기 빠진 후 앞 방향에 정씨가 누워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으나 미처 피하지 못해
정씨가 복강 출혈로 숨졌다.
이에 유족인 정씨의 모친은 소송을 내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났지만 양측 모두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