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이어 “사실관계에 비춰보면 원고는 식물인간 상태로 있다 2004년 4월 사망할 것으로 예측
된 전소의 감정결과와는 달리 여명이 최대 약 9년이나 더 연장돼 그에 상응한 향후치료, 보조구 및
개호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되는 중대한 손해가 발생하리라고는 전소의 소송과정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점이 인정된다”며 “따라서 원고의 연장된 여명에 따른 손해는 전소의 변론종결 당시에는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중한 손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前訴와는 별개의 소송물로서 전
소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98년 4월 복통을 호소하며 C병원을 찾아 복막염 수술을 받았으나 패혈증으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김씨와 가족들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기대여
명이 4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감정결과를 기초로 치료비와 위자료 등 3억여원의 승소판결을 받았
다.
하지만 4년이 지나도 김씨가 별다른 차도 없이 계속 식물인간 상태를 유지하고 다른 병원에서는 수
명이 8년 이상 남은 것으로 감정 결과가 나오자 가족들은 다시 병원 측에 치료비와 개호비를 청구하
는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