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종(血腫) 제거 수술 후 사지마비증세가 온 환자에게 늑장 수술을 한 병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혈종이란 장기나 조직 속에 혈액이 고인 상태를 말한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이진만 부장판사)는 최근 K씨와 가족이 경기도의 한 대형병원을 상대
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2011나4691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병원은 위자료
등 2억7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K씨는 2008년 2월 1,2차 수술 후 양측 팔, 다리의 근력이 호전됐다가 3월
2일에 오른손과 발의 마비를 호소했다”며 “하지만 병원은 K씨가 마비와 근력 저하의 약화를 재
차 호소하기까지 12시간 이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실시해 최초 호소시로부터 20시간 이상 지난 후에야 3차 수술을 실시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감정결과에 비춰보면 3차 수술과 같은 혈종 제거술이 마비가 진행된 직후 실시됐다면
K씨가 회복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병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반복된 출혈이 K씨의 사
지마비 증상의 직접적 원인인 점, 당뇨가 있는 환자는 일반 환자에 비해 척수손상에 민감해 예후
가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2013-2-19 [법률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