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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은 악법' 확산…과실 없어도 실형은 거짓
'민식이법은 악법' 확산…과실 없어도 실형은 거짓
유튜브·SNS 통해 무과실 책임론, 운전자 부주의 중과실때 해당
처벌만능주의도 오해 "가중처벌 통해 경각심, 법 취지 생각해야"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한 가중처벌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일명 '민식이법')을 두고 일부에서 처벌만을 강조한 무리한 '악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고로부터 '교통 약자'인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며 '악법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민식이법을 두고) 운전자가 운전수칙을 다 지켜가며 운전하는데 아이들이 무단횡단한다고 갑자기 뛰어들면 대처방법이 없다",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는 교통사고에 징역 3년이나 무기징역 같은 처벌을 둔 법안은 통과돼선 안된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왔고, 일부 호응을 얻고 있다. 심하게는 '민식이법은 좌파들의 또 다른 시체팔이', '악법' 등의 표현도 등장했다.
악법론 주장은 '무과실 책임'으로 실형을 살 수 있게 된다는 점에 근거한다. 민식이법으로 개정되는 특가법의 주요 내용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규정 속도 30km/h를 초과하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히 해서 13세 미만 어린이를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 가중처벌한다'는 것이다. 즉, 운전자 부주의나 중과실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할 경우 처벌한다는 것이지 과실이 없는데도 처벌한다는 게 아닌데 잘못 알려졌다.
또 다른 근거인 '처벌 만능주의'도 법안을 제대로 알지 못한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민식이법에 포함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과속ㆍ신호위반ㆍ불법 주ㆍ정차를 감시하는 카메라나 신호등, 과속 방지턱,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울타리 등의 설치를 의무화해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프라 확충과 함께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민식이법이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다. 악법론은 실제를 자의적으로 잘못 해석하거나 운전자 중심 사고에 따른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길우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민식이법에 앞서 2016년 해인이법을 시작으로 한음이법, 제2하준이법 등 어린이 교통안전 관련 법안이 수차례 발의된 바 있지만 아직 단 하나도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라며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을 보호해야할 필요가 있으므로 가중처벌을 규정해서 운전자들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하겠다는 취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식이법은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차량에 치어 사망한 김민식 군(당시 9세) 사고 이후 발의된 법안이다. 법안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고 사망사고 운전자의 처벌을 무겁게 한다.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특가법)'으로 구성돼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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